← Golden Records 홈 GOLDEN TIMES NEWS · VOL 011
GOLDEN RECORDS2026 · 3RD STORYVOL 011

GOLDEN TIMES NEWS

LES FLEURS DU MAL

본 뉴스레터는 골든레코즈에서 매 3개월마다 발간하는 시즌형 다이어리 전용 소식지입니다

년 세 번째 이야기를 전할 때면 늘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해의 절반은 지나갔고, 새해에 세웠던 계획들은 어느새 희미해져 있습니다.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가도 문득 멈춰 서게 되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아쉬운 시기입니다. 7월의 햇살은 가장 강렬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늘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뜨거운 계절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종종 이유 없는 권태와 마주합니다. 쉽게 지치고, 괜히 무기력해지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 속을 지나가기도 합니다. 한 해의 절반을 지나온 지금, 우리는 종종 계획보다 더딘 자신을 발견합니다. 생각했던 만큼 나아가지 못한 것 같고, 어딘가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삶은 언제나 앞으로만 나아가는 직선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은 힘껏 달리고, 어떤 날은 잠시 멈춰 서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 역시 우리의 삶입니다.

이번 3개월 동안은 좋은 날만 기록하려 애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조금 흐린 날도, 조금 게으른 날도, 조금 마음이 무거운 날도 그대로 적어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다시 이 페이지를 펼쳤을 때, 그날의 감정까지 함께 떠오를 수 있도록.

골든레코즈의 열한 번째 이야기, 악의 꽃

골든레코즈는 우주로 보내진 황금 레코드판, 골든레코드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혹시라도 우주 어딘가에서 누군가 이 기록을 발견한다면, “지구에는 이런 존재가 있었다”고 말해주는 기록. 우리는 한 권의 다이어리도 그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볼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나를 가장 솔직하게 담고 있는 무언가. 누군가에게 닿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오늘의 이야기를 남기는 마음. 그렇게 하나의 골든레코드가 아니라, 여러 개의 이야기가 쌓이는 ‘골든레코즈’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골든레코즈는 3개월마다 새로운 주제와 디자인으로 발간되는 조금 별난 다이어리입니다. 그 속에는 “어떻게든 즐겁게 기록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동기부여보다 강력한 것은 결국 즐거움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7월은 한 해의 한가운데입니다. 새해의 결심은 희미해졌고,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야 한다는 마음보다 괜히 지치고 늘어지는 날들이 더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2026년의 세 번째 이야기는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담았습니다. 『악의 꽃』은 아름답고 밝은 감정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우울과 권태, 불안과 나태, 우리가 자주 숨기고 싶어 하는 감정들까지도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3개월이 꼭 멋진 기록으로 채워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기쁘고 반짝이는 순간뿐 아니라, 조금 흐리고 무기력한 날들까지도 담아낼 수 있기를. 당신의 여름이 어떤 모습이든, 그 역시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으니까요.

“무한한 우주를 즐겁게 날아가는구나
형언할 수 없는 힘찬 쾌락을 맛보며”
악의 꽃 「상승」에서
다이어리 커버
BEHIND THE RECORD

악의 꽃이 골든레코드에 없다?

2026년 골든레코즈의 대주제는 골든레코드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골든레코드에 담긴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다이어리로 만들고 있는데요. 3분기의 주제는 『악의 꽃』이었습니다. 골든레코드 제작기가 담긴 『지구의 속삭임』에서 프랑스 대사가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 수록된 「상승」을 낭독했다는 이야기를 읽었고, 그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좋다. 3분기는 악의 꽃이다.”가 되어버렸죠.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습니다. 디자인을 만들고, 커버 소재를 정하고, 난다 출판사와 협업도 하고, 콘텐츠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모든 작업이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뉴스레터에 들어갈 글을 쓰려고 자료를 다시 찾아보는데 이상한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악의 꽃은 골든레코드에 실린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AI가 헛소리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 그런데 하나같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순간 식은땀이 났습니다. 이미 디자인도 다 끝났는데? 출판사 협업도 했는데? 커버도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그래서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랑스 대사가 보들레르의 시를 낭독했다는 기록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녹음이 최종적으로 보이저호에 실린 음원에 포함되었는지는 자료마다 말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결국 가장 정확한 답은 이것이었습니다. “잘 모르겠다.” 정말 허무하죠? 분명 기록은 남아 있는데, 기록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도 비슷합니다. 분명 있었던 일인데 기억이 조금씩 다르고, 분명 적어둔 것 같은데 찾지 못할 때도 있고, 예전 다이어리를 펼쳐보고 나서야 “아 맞다!” 하고 떠올리는 일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그냥 악의 꽃을 하기로 했습니다. 골든레코드에 실렸는지보다 처음 그 이야기를 읽었을 때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번 『악의 꽃』도 그런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악의 꽃은 골든레코드에 실렸을까요? 실리지 않았을까요?

코인트리가 꽃피는아이들이 된 이유

아이들은 언제나 꽃을 피워냈습니다

현장 사진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는 그의 시집 『악의 꽃』에서 우울, 권태, 나약함 같은 인간의 지독한 어둠을 정면으로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길어 올렸죠. 이 멋진 주제를 보며 “이건 딱 내 이야기잖아?” 하고 생각한, 안녕하세요. 국제구호단체 꽃피는아이들의 대표 한영준입니다. 지난 17년간 전 세계의 가장 척박한 땅을 밟으며 국제구호활동을 해온 제 삶은 사실 동화 속 아름다운 풍경과는 거리가 아주 멀었습니다. 멕시코의 판자촌, 볼리비아의 오지 마을, 스리랑카의 그늘진 구석에서 제가 매일 마주한 건 지독한 가난과 상실, 그리고 무력감이었습니다. 게다가 고백하자면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치던 저라는 인간도 알고 보면 참 나약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몸과 마음이 조금 아프다는 핑계로 후원자들이 보내주는 든든한 응원마저 바보같이 의심하고 외면하는 ‘권태와 게으름’의 시즌도 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 역시 흔들리고 넘어지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저를 그 방구석 어둠에서 머리채 잡고 이끌어낸 건 세상에서 가장 결핍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른들이 그어놓은 절망의 선 안에서도 아이들은 기어코 웃을 거리를 찾아내더군요. 연필 한 자루가 없어서 흙바닥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면서도 눈을 반짝였고, 제 카메라 렌즈 앞에서 세상에서 가장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브이를 그렸습니다. 진흙탕 한복판에서 아무도 모르게 활짝 피어나는 야생화처럼, 아이들은 결핍 속에서도 매일 희망과 꿈이라는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가장 약한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강인한 생명력이 싹트는 그 경이롭고 유쾌한 반전을 목격할 때마다 저는 정신이 번쩍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내가 이 아이들을 돕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나를 살리고 있구나!” 하고 말이죠.

그동안 저희 단체는 ‘코인트리’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동전(Coin)이라는 작은 씨앗을 부지런히 모아보자는 취지였죠. 하지만 이제 저희는 ‘꽃피는아이들’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막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름을 바꾸는 김에 솔직히 선언하자면, 저는 앞으로 더 철저하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대표가 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가 후원자(꽃주주)님들께 “아이들을 위해 씨앗을 심어주세요”라고 외치던 단계였다면, 이제는 여러분이 심어주신 그 사랑의 씨앗이 지구 반대편에서 어떻게 활짝 꽃으로 피어났는지, 어떤 기적의 열매를 맺었는지 아주 투명하게 낱낱이 보여드리겠다는 기분 좋은 고백이자 자신감입니다.

아무리 거친 환경에 놓인 아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활짝 피어나는 자신만의 계절이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거센 바람 앞에 위태로운 씨앗처럼 보일지라도, 우리가 곁에서 물을 주고 손을 잡아준다면 반드시 세상을 향해 가장 향기로운 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꽃이 더 아름답듯,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매일 유쾌하고 당당하게 기적을 피워내겠습니다. 이 다이어리를 써 내려가는 여러분의 삶 속에 행복이 가득해, 우리 꽃피는아이들에게까지 전달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네. 열심히 쓰고, 후원하라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편집자에게 잘릴 수도 있는 말을 보탭니다. 충분히 포기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대표님 부부의 앞길에도, 이 글을 보는 구독자분들 덕분에 꽃길이 열리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 돈쭐 좀 내줍시다.

조금 더 천천히, 오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하여 · 웃차

기록하는 사람과 차 마시는 사람의 공통점

사진

안녕하세요? 물처럼 마시는 차, 웃차입니다. 지금은 밤 9시 30분, 비가 오려는지 습하고 더워 에어컨 바람을 쏘며 시원하게 냉침한 차 한 잔을 들이켜고 있는데요. 이 글을 읽고 계실 분들은 무얼 하고 계실지 문득 궁금하네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일기를 쓰는 일과 차를 마시는 일은 꽤 닮아 있다고. 둘 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아니죠. 일기를 쓰지 않아도 하루는 지나가고, 차를 마시지 않아도 목은 마르지 않거든요. 효율만 따지자면 물을 마시는 편이 더 빠르고, 기록 대신 잠을 더 자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펜을 들고, 차를 우립니다. 왜일까요? 아마 삶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아가잖아요. 바쁘다는 핑계로, 특별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록은 그런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주는 일 같아요. “오늘은 이런 하루였어.” “나는 이런 생각을 했어.” 짧은 문장들로 무심히 지나갈 뻔한 하루가 조금 선명해집니다. 차를 마시는 일도 비슷해요. 물을 마실 때보다 조금 더 천천히 향을 맡고, 색을 보고, 맛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놓치고 있던 생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록하는 사람과 차를 마시는 사람은 어쩌면 같은 종류의 사람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려는 사람이 아니라, 한 번쯤 더 바라보려는 사람.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 마음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우리는 모두 바쁩니다. 해야 할 일은 늘 많고, 하루는 생각보다 빠르게 끝나요.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한 줄이라도 괜히 적어보고, 차 한 잔이라도 우려보고, 오늘의 기분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 그래서 저는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둘 다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려는 사람들이니까요.

저도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다이어리에 거창한 계획을 적지는 않지만,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그날의 기분을 적어두곤 해요.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당시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가장 반갑더라고요.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구나. 이런 것을 좋아했구나. 기록은 기억을 붙잡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도 비슷해요. 어떤 날은 상큼한 맛이 좋고, 어떤 날은 구수한 향이 좋습니다.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찾게 되는 차가 달라지죠. 그렇게 우리는 차를 통해서도 조금씩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록이 마음의 흔적이라면, 차는 취향의 흔적인가 봐요. 오늘, 아직 기록하기 전이라면 차와 함께(웃차면 더 좋구요 하하) 골든레코즈 다이어리를 써 내려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너의 인생은 어떤 맛이야? · 난다 편집자 정가현

저마다의 ○○

“○○이 우리를 위로하고, 슬프다, 살게 하니,
그것은 인생의 목적이요, 유일한 희망.”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부분.
사진

보들레르는 이 문장에서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죽음이 우리를 위로하고, 슬프게 하고, 결국 살게 한다고요.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웠지만, 이상하게 오래 붙들린 문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그리고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요.

너의 인생은 어떤 맛이야? 친구의 질문에 책상 위를 둘러봤습니다. 껌을 발견하곤 ‘민트맛’이라고 답했죠. 지난 맛을 씻어내고 시원함으로 압도하듯, 내일은 또 내일의 새로운 일들이 저를 가득 채우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단맛이라기엔 언젠가 썩어버릴 것 같고, 매운맛이라기엔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너무 어른스러운 척하나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난다의 편집자 정가현입니다. 2018년 7월 1일 오전 8시 56분. 황현산 평론가님이 『악의 꽃』 번역 파일을 최종 저장한 시간입니다. 이번 『악의 꽃』 다이어리가 7월부터 9월까지의 시간을 담게 된 이유도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보들레르는 아름다운 것만을 이야기하려 한 시인은 아니었습니다. 권태와 우울, 사라지는 도시의 풍경, 인간 마음의 어두운 구석까지도 시 안으로 끌어들였으니까요. 덧없는 것을 오래 바라봄으로써 그 너머의 것을 감각하려 했죠. 썩어가는 사체와 인파 속 여인, 낯선 도시와 저녁의 소리까지도 그의 시에서는 하나의 문장이 됩니다.

『악의 꽃』에서 죽음은 끝이라기보다 변화와 가능성에 가까운 얼굴로 등장합니다. 이 세계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자, 우리에게 저녁 때까지 걸어갈 용기를 주는 감각으로요. 그래서 보들레르가 죽음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삶을 포기하려는 마음이라기보다 오히려 삶을 끝까지 응시하려는 태도처럼 느껴집니다.

보들레르는 죽음을 이야기했지만,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문장일 수도, 어떤 사람일 수도, 혹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마음일 수도요.

여러분의 인생은 어떤 맛인가요. 그리고 무엇이 여러분을 위로하고, 슬프게 하고, 결국 다시 살게 하나요. 7월의 저장 파일에서 시작된 이 다이어리가, 여러분의 여름 한쪽에도 조용히 놓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용자 우서의 기록 한 편

나의 첫 아기에게

아가야, 엄마는 너를 만나 비로소
인생의 희로애락을 알게되었어.
지난 30년을 남의 태도나 기분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려 부단히 노력했는데,
너의 웃음 한 번, 울음 한 번에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세상에서 가장 무딘 사람이 돼.

38주 2일을 내 몸 속에 너를 품고도
세상 밖으로 나온 네가 매 순간 낯설기도 해.
너를 얻음으로써 자유시간과 잠을 반납하고,
작은 일상들을 포기해야 했지만
너를 만난 행복에는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엄마아빠가 살아온 집이
너에게도 가장 행복한 공간이 되었으면 해.

누군가 그러더라.
사랑이란, 그 사람이 잘 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엄마는 네가 잠든 모든 순간이 편안했으면 좋겠어.
항상 좋은 꿈, 예쁜 꿈, 즐거운 꿈을 꾸며
잠을 자는 동안에도 웃었으면 좋겠어.
시간이 흘러 네가 50살, 60살이 되어도
나에겐 영원히 작은 아기일 너를 사랑해.

제작자의 지면 PAGE 02
제작자 빵글의 편지

이 다이어리가 자꾸 내 인생에 관여한다

3개월마다 바뀌는 이 다이어리를 만난 지도 벌써 8년째입니다. 그저 사용자였을 뿐인 저는 이 다이어리가 이끄는 대로 밋업데이에 참석했고,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이자 골든레코즈 제작자인 행손을 처음 만났습니다. 돌아보면 참 신기하죠? 나를 찾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가 인연을 만나게 했고, 지금은 그 인연과 함께 골든레코즈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벌써 함께 만든 지도 2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 인생이 골든레코즈 주제를 따라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그렇습니다. 우연이 겹치고 또 겹치다 보면 의미를 부여하게 되잖아요!?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2024년 공룡 시즌, 저희는 정말 공룡의 운명처럼 멸종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골든레코즈 역사상 가장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고, 천 권이 넘는 재고 앞에서 사용자분들께 도움을 요청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오뒷세이아 시즌, 전쟁이 끝난 뒤에도 집으로 쉽게 돌아가지 못한 오뒷세우스의 10년간의 귀향길을 담은 이야기였죠. 하필 그 시즌에 최악의 택배 파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저와 행손은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야 했고, 우스갯소리로 우리도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은 게 아니냐며 쓰디쓰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제 오뒷세이아 다이어리는 사무실 이전 과정에서 실종되었답니다...?! 어쩌면 주제에 충실하게 10년 뒤에 돌아오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 걸려도 좋으니 돌아오기만 했으면...) 사랑 시즌에는 결혼 준비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고, 빅뱅 시즌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듯 저희에게도 꽤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2026년 악의 꽃 시즌입니다. 우울과 권태, 나태를 이야기하는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공교롭게도 준비하는 동안 저 역시 그런 시간 속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몸도 마음도 쉽게 따라주지 않았고, 한 달이 넘도록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그저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더라고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없었던 일로 만들고 싶지도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것마저도 참 악의 꽃 같습니다. 아름답다고 말하기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가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또 한 번, 주제를 따라 인생이 흘러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힘듦도 결국은 제 삶의 일부이고, 그 시간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순간들만 삶을 만드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지나고 나서야 의미를 알게 되는 시간들,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순간들까지도 결국 삶의 한 페이지가 됩니다. 앞으로도 더 긴 터널을 만날 수도 있고, 짧은 터널을 만날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그 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의미들을 하나씩 찾아가며 살아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 시즌이 기대됩니다. 이번 주제가 어떤 시간을 데려올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난 뒤 돌아보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 이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겠지만, 같은 주제를 품고 같은 3개월을 걸어간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계절을 함께 지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3개월도 함께할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아! 그리고 혹시 언젠가 부와 성공, 재물에 대한 주제가 등장하더라도 너무 놀라지는 말아 주세요! ‘행손과 빵글이 몹시 성공하고 싶구나!?’ 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3개월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제작자 행손의 비밀 일기

그래도, 그래서 좋았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이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의 다이어리가, 그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 중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이어리 자체가 뭐 얼마나 소중하겠어. 그보다, 그 속에 담긴 그 사람과, 그 사람 곁에 있던 사람들과, 그날의 추억들이 소중해서. 그래서 소중해졌으면 좋겠다. 그 소중함을 담은 도구가 기왕이면 이 도구였으면 좋겠다.

소중하지 않은 날도 무던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흐린 날에도. 권태가 찾아온 날에도. 나쁜 꽃이 피어난 날에도. 운이 지독하게 나쁜 날에도. 별거 아닌 일에 괜히 마음이 무너진 날에도. 아무것도 하기 힘든 날에도. 내 안의 못난 모습이 유난히 크게 보였던 날에도. 후회와 질투가 마음속에 피어난 날에도. 의심이 가득했던 날에도. 그날의 기록을 다시 펼쳐보고 있는 순간에는 소중함을 마주한 평온한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기록 한 장

골든레코즈 제작자의 6학년 일기

( 비밀 일기 바로 아래 들어가서 좀 그렇지만 ... )

오래된 일기장이 있나요? 행손의 책장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써온 일기장들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중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기 한 장을 (허락없이) 꺼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책장에도 오래된 기록이 남아 있나요?

옛날 일기나 편지, 문집, 메모장처럼 다시 꺼내보니 웃기거나 민망했던 기록이 있다면 제보해주세요. 추억 여행도 함께 해보자고요!

6학년 일기
골든레코즈 다이어리에 부치는 글

어둠을 건너온 꽃

보들레르는 진창과 권태 속에서도 끝내 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그의 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 꽃이 맑고 깨끗한 정원이 아니라 어둡고 무거운 일상의 바닥에서 피어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일도, 저의 삶도 그와 닮은 데가 있습니다.

누군가 제게 무슨 일을 하느냐 물으면, 저는 “프로 N잡러”라고 답합니다. 전공은 피아노이고, 주된 일은 유아음악 강사이자 연구소장입니다.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프리랜서 마케터로 일하며, 지구 반대편의 학생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나의 이름으로는 도무지 다 담기지 않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갈래의 뿌리에는 언제나 ‘가르치는 일’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일을 처음 시작한 데에 거창한 장면은 없습니다. 공무원 가정에서 스스로 돈을 벌어야 했기에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24년 동안 아이들 곁에 있다 보니, 어느새 그것은 돈을 위한 일이 아니라 책임감과 사명으로 하는 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음악을 가르치는 일이 결국 삶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음악 안에는 아름답고 밝은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둡고 힘겨워 바닥까지 떨어지는 듯한 순간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해내면 좋겠지만, 같은 동작과 같은 소리를 오랜 시간 버티며 반복해야 하는 때가 반드시 옵니다. 잘 되지 않는 마디 앞에서 멈춰 서고, 어제와 똑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일. 그 점에서 음악은 삶을 꼭 닮았습니다.

일의 결들

제가 하는 일들은 모두 이 믿음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입니다. 생후 6개월의 아기부터 일곱 살 아이까지, 엄마와 함께하는 홈스쿨링 챌린지에서 저는 한 가지를 가장 지키고 싶습니다. 교육은 결국 부모와 아이 사이의 유대와 애착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와 아이가 음악을 ‘처음’ 만나는 순간을, 잊히지 않는 ‘습관’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거창한 재능보다 먼저, 매일의 작은 시간이 두 사람 사이에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온라인 강의에서 지구 반대편의 아이와 만날 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구의 반대편에 있습니다. 엄마 나라의 말로 음악을 배우고 싶다던 아이, 그리고 그 바람을 들어준 엄마. 저는 새벽 여섯 시이고 그곳은 저녁 여섯 시이지만, 우리는 늘 같은 순간을 함께 나눕니다. 같은 음을 같은 시간에 듣고, 같은 박자에 맞추어 손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거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제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피아노를 ‘반려악기’로 선택한 어른들에게도 같은 마음을 전합니다. 반려란, 서로를 책임지기로 ‘결정’한 두 존재에게 붙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악기를 연주하기로 결정한 것은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어둡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끝까지 버티게 해 주는 것은 음악입니다. 마치 피아노가 연주자를 책임져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피아노가 한 사람의 삶에 반려가 된다는 것은, 서로를 책임지기로 약속한 두 정체성이 마주 앉는 일입니다.

조금 다른 자리에서는 음악경제학 칼럼을 연재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경제를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 칼럼에 글을 쓰게 되면서 음악 안의 경제학적인 결을 꾸준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이 이토록 다양한 경제학의 시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두 세계가 하나로 포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르던 자리에 들어가 보았기에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모든 일에 권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르치는 일에는 더디고 반복되는 시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권태의 한가운데에서 제가 발견하는 꽃은, 아이들이 자라나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자란다는 것은 연주를 잘하게 되거나 이론 문제를 잘 푸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피어나는 저마다의 ‘해석’을 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어른은 결코 떠올리지 못할 말로 한 소절을 설명하는 아이 앞에서, 저는 자주 멈칫합니다. 그 주옥같은 표현들을 가만히 갈무리해 두면, 언젠가 그것은 저만의 기록이 됩니다.

기록의 힘

결국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은, 기록의 힘이었습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 모닝페이지를 쓰고, 그날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골든레코즈 다이어리를 처음 만난 것은, 사실 제가 몹시 우울하던 때였습니다. 첫 다이어리는 보라색 프리다 칼로였습니다. 그 다이어리에는 ‘나를 표현하는 아홉 개의 단어’를 적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살아갈 마음마저 옅어지던 그 시절에, 저는 그 아홉 개의 단어를 적고 매일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어리에는 위와 아래, 두 개의 빈칸이 있었습니다. 윗칸에는 성경 말씀을 적고, 아랫칸에는 하루를 다 보낸 뒤의 제 생각을 적었습니다. 그렇게 첫 석 달을 하루도 빠짐없이 채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다이어리를 펼쳤습니다. 저는 그 기록들을 다시 읽거나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 안의 것을 쏟아 놓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첫 석 달을 함께한 보라색 다이어리의 아홉 개 단어 칸에는 죽음과 무기력 같은 말들이 가득했는데, ‘매일 쓰는’ 그 시간을 건너 두 번째 다이어리의 같은 자리에는 기쁨, 설렘, 도전 같은 단어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애써 마음을 고쳐먹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매일 적었을 뿐인데, 단어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록의 힘을 믿습니다. 캄캄한 터널을, 매일의 기록이 한 걸음씩 걸어 나오게 해 주었으니까요.

이제 저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습니다. 제 연구소의 사업자 등록 안에는 출판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줄 피아노 책을 펴내려는 목적이었지만, 요즘은 더 많은 얼굴이 떠오릅니다. 피아노를 공부하는 어른, 아이와 함께 음악을 시작하는 엄마, 그리고 저처럼 음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가는 음악인들. 아직 이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7년, 이곳에서 첫 책이 세상에 나오기를 바랍니다.

만약 제가 책을 낸다면, 그 책에는 ‘삶’과 ‘위로’가 담기기를 바랍니다. 골든레코즈 다이어리를 통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저처럼, 그 책을 읽는 사람들도 빛을 향해 걸어 나올 수 있기를. 결국 한 편의 에세이가 누군가에게 가닿아,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보들레르의 꽃이 진창에서 피어났듯, 저의 꽃도 권태와 어둠을 건너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그 꽃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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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를 끝까지 써본 적 있나요?

2024년 4월부터 시작된 작심삼개월 챌린지가 어느덧 2년을 넘어섰습니다. 3개월 동안 다이어리를 써보고, 완주하신 분들께는 다음 분기 골든레코즈 다이어리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이번 시즌부터 회고는 운영진에게만 제출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회고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록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한 기록에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 페이지를 비워두어도, 며칠을 놓쳐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펼치는 일, 그리고 3개월 뒤 한 번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경험입니다. 하루의 기록은 잊혀질 수 있지만, 회고는 계절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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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코클럽 — 함께 쓰는 모임

골코클럽은 기록을 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같은 주제를 품고 같은 3개월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다이어리가 밀려도, 한 줄만 적어도, 아무것도 쓰지 못한 날이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기록했는지가 아니라, 지금 이 계절을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를 함께 나누는 일입니다. 매주 작은 질문과 이야깃거리가 올라올 예정입니다. 혼자 쓰는 다이어리이지만, 때로는 함께 쓰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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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디자이너 피렌의 칼럼

일기를 저녁에만 쓰라는 법 있나요?

“자기 전에 일기 써야지” 했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버린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며칠은 열심히 쓰다가, 도대체 뭘 써야 할지 몰라서 그냥 덮어버린 적은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죠.

“이번 다이어리도 또 다 못 채우겠네.
나는 일기를 꾸준히 못 쓰는 사람인가봐.”

그런데 사실 꾸준히 못하는 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일기에 대해 우리가 가진 두 가지 선입견 때문이에요.

1. 일기는 저녁에 써야 한다?

‘일기’라고 하면 꼭 하루를 마무리 지으며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녁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피곤해서 일기를 쓰기에 힘든 시간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독서나 다른 루틴에 더 잘 맞는 시간일 수 있어요. 맞지 않는 타이밍에 억지로 하려고 하면 자꾸 미루게 되고, 며칠 못 하고 멈추게 됩니다. 결코 여러분의 의지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언제 일기를 쓸지 그 상황이 맞지 않았을 뿐이에요.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나의 하루 중 언제 기록을 남기면 가장 자연스러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직전, 점심식사 후, 출퇴근길, 잠들기 직전 딱 5분. 언제든 괜찮아요.

2. 일기는 하루 전체를 회고해야 한다?

일기라고 하면 오늘 하루를 쭉 돌아보며 써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일기는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쓸 수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을 흘러가는 대로 적는 모닝페이지, 오늘 감사한 것 세 가지를 적는 감사 일기, 지금 만들고 있는 습관에 대해 한 줄 남기는 습관 기록, 혹은 오늘 인상 깊었던 문장 하나를 옮겨 적는 것도 일기가 될 수 있어요. 내가 일기를 쓰고 싶은 이유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인지, 하루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어서인지. 그 이유에 맞는 방식을 고르면 됩니다.

지금까지 일기를 꾸준히 못 쓴 건 언제 쓸지, 무엇을 쓸지가 나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었던 거죠. 오늘 나에게 맞는 타이밍과 방식을 한번 정해보세요. 그런데 이렇게 정한 방식도 처음부터 딱 맞지 않을 수 있어요. 해보면서 자꾸 미루게 되거나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든다면, 습관 디자인의 어딘가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신호예요. 탓하지 말고, 다른 타이밍에, 다른 방식으로 다시 시도해보세요. 습관이 안 된 건 그저 그 행동의 설계가 여러분께 맞지 않았을 뿐이니까요.

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지난 3년간 1인 사업자, 프리랜서, 직장인 등 다양한 분들과 함께 습관을 만들어오면서 깨달은 건 하나예요. 습관이 안 되는 건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는 것. 매주 화요일 아침 6시, 나에게 맞는 습관을 설계하는 방법을 뉴스레터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일기 습관 말고도 더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확인해보세요. 피렌의 습관 뉴스레터 →

지난 이야기들

VOL 008 – 010 · 3개월마다 하나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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